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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만 한 리튬전지 하나 탓에 내 컴퓨터 순직하시다

 

정말이지 기가 찰 노릇이었습니다.

컴퓨터 켜려고 멀티탭의 전원 스위치에서부터 컴퓨터 전원 버튼까지 차례로 눌렀는데 일절 반응이 없습니다.

 

놀랐어요. 평소엔 이런 일이 전혀 없었기에 놀랐어요.

 

멀티탭에서 데스크톱이 아닌 모니터로 가는 플러그와 바꿔서 껴 보는데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핸드폰으로 찾아보는데 컴퓨터 안 켜지는 원인에 ‘중앙 전원장치 이상’도 하나의 원인에 들었기에 그 시험도 마쳤는데 거기까지는 멀쩡했거든요.

 

본체에서 모든 연결선을 뽑고서 먼지 제거 스프레이 뿌려서 깔끔하게 한 뒤 다시 꽂아봐도 무용지물이데요.

 

아무래도 여태까지의 원인 말고도 또 다른 까닭이 있겠다 싶어서 다시 찾아봅니다.

그렇게 하여 새로운 원인 하나를 더 찾아냈지요.

 

본체(메인보드)에 들어가는 작은 전지가 있는데 그게 수명을 다해도 그런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정보였어요.

얼른 놈을 빼고서 컴퓨터에 전원을 넣어 봅니다.

 

곧바로 켜지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와~ 살았다!!!'

 

얼른 멀티탭에서 전원 내리고서 본체에 쓸 전지를 찾았습니다.

저한테 그게 예닐곱 개 있었거든요.

 

그 전지가 컴퓨터 말고도 체중계 등지에도 들어가기에 예전에 놈을 어딘가에 넣어뒀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입니다.

방과 거실을 오가면서 서랍·공구함으로 쓰는 모든 걸 일일이 뒤졌어요.

그러나 아무리 뒤져도 안 보입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그 무언가를 뒤지면서 그 순간에 퍼뜩 스치데요.

'아! 내가 전에 동생 놈한테 그걸 다 줘버렸지^^^!!!'

 

컴퓨터에 건전지 넣는 건 포기하고서 일단은 컴퓨터를 되살려야 했습니다.

모니터를 텔레비전과 연결해 뒀는데 아무리 밀고 당겨도 모니터가 안 켜집니다.

 

본체에서는 분명히 켜지는 느낌인데 모니터가 안 켜지니 이것 또한 환장하겠데요.

일단은 다른 선을 모두 끊고서 모니터 자체만 켜봤더니 불이 들어오네요.

 

그렇다면 모니터에 이상은 없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모니터 분배기에 불이 안 들어왔군요.

 

아까 본체에서 모든 선을 뽑으면서 이거에 들어가는 'USB 전원'도 뽑았다가 나중에 아무 포트에나 꽂았는데 반응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리하여 제가 매우 중하게 여기는 포트에 요놈을 꽂았더니 드디어 불이 들어왔습니다.

 

그 포트는 윈도 새로 설치할 때나 외장하드 연결할 때나 쓰려고 따로 빼둔 'USB 3.0 포트'였기에 거기에 계속해서 꽂아둘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본체 뒤쪽에서 비교적 전력이 좋은 포트를 골라 거기에 꽂았는데 이번엔 분배기에서 불이 나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컴퓨터 모니터도 살리고 텔레비전 수상기도 연결에 성공했지요.

 

켜지면서 보니까 건전지가 없어서 그런지 'CMOS 초기화'됐다는 투로 꼬부랑 글이 나오던데 자판에서 엔터키 눌러서 없애고는 CMOS 설정에 들어갑니다.

하드 디스크 네 개 중 하나가 안 보이네요.

그랬기에 전원을 내리고서 본체를 들여다보면서 하드 디스크의 전원선이나 데이터 선 모두를 꾹꾹 눌러줬지요.

 

그러고서 다시 부팅을 시도했는데 이번엔 하드 디스크 모두가 나옵니다.

그리하여 부팅 순서를 먼저 잡고요, 다음으로는 본체의 시각을 초기화 시각에서 현재 시각으로 다잡습니다.

 

그런 식으로 나머지 설정도 모두 잡았기에 저장하고서 부팅에 들어갔지요.

 

컴퓨터가 켜지니까 가장 먼저는 네트워크부터 확인하여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게끔 맞춥니다.

제 홈피에 들어가서는 어찌나 시끄럽던지 스피커 볼륨을 완전히 내렸어도 시끄럽네요.

 

얼른 제어판에서 소리 쪽 눌렀는데 사운드 카드가 두 개나 있는데도 하나도 안 잡히고 모니터만 잡혔습니다.

그러니까 그 소리는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고 모니터에서 울렸던 소리였어요.

 

지금 그런 거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니까 쇼핑몰에서 '건전지(CR-2032)'부터 찾아봅니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 전국구 쇼핑몰에서도 그걸 판다는데 큰맘 먹고 가는데 그게 없으면 어떡해요.

 

예전에도 한번은 가정용 전화기에 쓸 작은 공구가 필요해서 검색했는데 그때도 그 사이트 쇼핑몰에서는 그걸 판다기에 얼른 찾았는데 우리 마을에서는 없었답니다.

이번에도 못 찾으면 말짱 헛수고잖아요.

 

그래서 차라리 조금 비싸더라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기로 정합니다.

이 건전지와 관련해서 또 다른 수요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한두 개가 아니라 좀 넉넉하게(CR-2032 : 15개, 택배비 포함해서 8,700원) 주문해봅니다.

 

~ ^ 컴퓨터가 안 켜지니까 ^ ~

 

그게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본체에 건전지가 없으면 켜질 때마다 번거롭게도 매번 바이오스 설정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