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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에 [전기 안전 작업]과 관련하여서 한 시간 동안 정전한다기에-

 

집에 전기가 안 들어오면 참으로 할 일(놀일)이 없어진다.

관리사무소 방송에서도 며칠 전부터 계속해서 통보했었고, 오늘 날짜로 들어온 핸드폰 문자로도 통신사에서 그 내용을 남겼다.

한 시간가량을 전기 안전 작업으로 전기공급을 중단한단다.

 

이전에 그런 통보가 몇 번이나 있었음에도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 막상 닥친다니까 다급해지더라.

그 긴 시간을 뭐로 때우지?

 

-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아마 나는 컴퓨터에 중독됐나 봐???) 정신이 혼미해질 텐데 어떡하지? -

- 도로공원 안에 수도꼭지가 있으니까 거기 가서 칼이나 갈아 올까? -

 

그런저런 건으로 고심이 커지는데 페북의 누군가 글에 답글도 달아야 하고 통보한 정전 시각 오후 두 시 반은 1, 2분밖에 안 남았고 - 다급하게 얼렁뚱땅 답글을 채워 넣고 너무나도 시간이 촉박하니까 컴퓨터의 종료 절차도 밟지 않은 채 그냥 멀티탭

에 달린 전원 스위치를 끄는 방식으로 컴퓨터를 꺼버렸었다.

 

그 시간을 뭐로 때울지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부엌의 칼이나 갈아 주란다.

그러지 않아도 내 생각도 그랬으니 밖에 나가서 갈아 오마고 했다.

했더니 우리 어머니 길도 사나운데 뭐 하려고 밖으로 나돌려고 하냐! / 차라리 집에서 갈지? 그러신다.

 

듣고 나니까 그 말씀도 일리가 있다.

그리하여 내 방 화장실에서 커다란 함지와 방에 두었던 바가지를 꺼내 들고 부엌으로 가서 칼집에서 부엌칼 모두를 담아 숫돌과 함께 베란다로 가져갔다.

그러고는 거기 베란다 수도꼭지를 열고 네 자루 부엌칼 담은 큰 대야에 그 칼 모두가 흠뻑 적시게끔 물을 따르고 바가지에도 적당량을 따라 숫돌마저 흠뻑 적신 뒤 큰 칼부터 먼저 숫돌에 문질렀었지.

 

'다이아몬드 숫돌'이기에 냉각제로서의 물이 굳이 필요치 않을 거로 알지만, 해보면 실제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쇠를 만진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선반]이나 [밀링] 또는 [플래너] 등으로 쇠를 가공할 때 '가공물'과 '팁' 그리고 '냉각수'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이다.

 

쇠 가공에서 그것 가공 정도에 따라 그 쇠의 [연성], [경도]에 큰 차이가 생김을 가공자는 누구나 알 것이다.

칼이나 낫을 가는 것도 마찰력을 이용한 금속 물질 가공이니 이는 담금질 못지않게 중요하기에 당연히 다이아몬드 숫돌일지라도 물을 쓰고 안 쓰고는 그 차이가 분명해진다.

 

물론 사람마다 쇠를 다루는 기술이 다르기에 그 방식에 따라서 그 사람이 쇠를 읽는 시각차로도 다른 방식의 가공이 있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네 자루 칼을 모두 갈고 나서 큰 함지를 화장실에 넣으려는데 너무나도 어둡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위치를 켰는데 글쎄 벌써 [전기 안전 작업]이 끝났는지 불이 들어온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무료한 시간 때우기] 끝↗

 

 

~ 사랑 ~

 

 

~ 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