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떫은 감 / 진한 변비 / 그리고 홍시를 위하여…
베란다에 언젠가부터 샛노란 감이 잔뜩 있었습니다.
자잘한 땡감도 아니고 대개 굵고 큰 감이었어요.
우리 어머니께선 무척 감을 좋아하십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게 웬 떡이냐 싶어서 아침을 들고 나면(열한 시에서 오후 세 시 사이) 개중에 약간이라도 붉은 기 보이는 놈 골라서 한두 개씩 후식으로 먹었답니다.
아직은 덜 익었기에 대개 떫습니다.
그러면 목이 콱콱 막혀서 대번에 후회했지만, 다음 날도 그러고 그 담날도 그렇고….
그러다가 어느 날은 된통 걸렸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변비 / [악성 변비]에 말입니다.
엉덩이 쪽에선 난리/난리 생난리가 났는데도 화장실 들어가서 앉아보면 그놈의 엉덩이가 쌩 까는 겁니다.
오 분을 앉았어도 십 분을 앉았어도 반응이 없는 거예요.
그러면 밖으로 나와 걷기를 해보고 인터넷 검색[악성 변비 대처법]도 해보고 - 그러는 도중 금방이라도 쏟아질 거 같아 얼른 들어가면 또 반응이 사라지고….
이런 순간에 아예 화장실로 핸드폰 들고 가서 그 자리서도 검색해보고….
그렇게 돌고 돌면서 십 분쯤이 지나면 인제는 아랫배가 엄청나게 아파졌습니다.
커다란 대못으로 콕콕 찌른 듯이 날카로운 송곳을 꽂아 휘저은 듯이….
그런 순간엔 그 자리 슬슬 마사지해 주는 게 정답이라기에 그렇게 하면 조금 나아지긴 하지만, 그 역시도 팔이 지루하고 힘들어서 1, 2분을 더 못해요.
얼굴은 다급해지고 숨은 헐떡거리고 아랫배 통증은 점점 커지고….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을까 두 시간이 지났을까 그 감도 안 잡혔던 어느 순간에 정말이지 기적처럼 빵 터졌습니다.
그것이 빵 터졌습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여인들이 아기 낳는 고통을 짐작했지요.
어쩌면 아랫배의 그 통증은 여인들이 아기 낳을 때도 이런 고통으로부터 출발할지도 모르겠어!!!
그건 아무 때나 감당해도 무방할 그런 거가 아녔거든요.
치과 선생님께서 상한 이 어느 신경을 드르륵 밀었을 때처럼 그 고통은 사리 살짝 그냥 안고 갈 '체험 삶의 현장!'이 아녔거든요.
그 고통을 겪었음에도 감 먹을 때 씹히는 그 맛은 못 참겠데요.
어제는 그 고통의 날로부터 하루도 안 지났는데 또 아침 뜨고서(어제는 너무나도 감이 먹고 싶었기에 평소와 달리 아침도 열한 시쯤에 일찍 들었답니다) 곧바로 감 두 개를 와작와작 씹어 삼켰지요.
그러고는 오후 세 시쯤 되니까 아랫배와 엉덩이로부터 묘한 느낌이 스치는 겁니다.
- 혹시! 혹시 이것도^^^??? -
부리나케 화장실 들어갔는데 역시나 걸렸습니다.
어제 겪었던 바로 그 '악성 변비!' 이번에 또 걸렸습니다.
그 전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엔 다른 것 시도 하지도 않고 무조건 걷고 / 아랫배 주무르고 - 걷고 아랫배 주무르고!
실제론 삼십 분도 다 안 걸렸을 거예요.
[ 빠방~ 팡팡^^^ ] 또 터졌습니다.
그 전날도 그 뒤로 샤워부터 후딱 했던 거처럼 어제도 마찬가지로 시원하게 샤워하고는 옷 챙겨입고서 핸드폰과 지갑 들고서 아파트를 내려갔지요.
더는 생감으로 고생할 필요가 없잖아요.
우리 아파트 상가로 가서 무작정 술이 놓인 자리로 찾아갔지요.
그 자리로 찾아간 것! 그 역시도 너무나도 오래간만입니다.
어쩌면 십 년도 넘었을걸요.
잠깐만요, 술 시계 열어 볼게요!
오늘은 술을 잠시 접기로 한 그날로부터 딱 '10년 9개월 7일째 날'입니다.
어제로 보면 하루가 덜 되겠네요.
십 년 전 그때는 소주 한 병이 천원쯤 했던 거 같은데 천오백 원이라고 쓰였습니다.
그것만이 아니네요.
두 홉짜리 한 병이 그때는 '300㏄'였었던 걸로 기억했는데 '360㏄' 정량이네요.
'뭐야! 언제 이렇게 바뀌었지!!!'
'이건 [보해]잖아!!!'
그걸 보면서 82년도 고3의 학창 시절이 확 떠오릅니다.
이 기억이 얼마나 정확할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제 기억으로 그 시절에 두 홉짜리 소주가 그랬어요!
[36도 도수에 360㏄ 용량의 맑은 술^] 그것이 소주였습니다.
그 시절 말로 [문교부]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서 인생 공부(?)에 치중했기에 돈(錢)이 생기면 막걸리나 소주를 사 들고 자취방에 들어오곤 했지요.
또 그랬어요. -진로는 달고 보해는 쓰다!!! -
그런 말이 돌아서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쓴 술을 찾아 보해를 즐겼답니다. 그 어린 '고3' 때 '탕아'처럼….
그렇게 보해 한 병을 사 들고 들어와서는 잘 깨지지 않은 국그릇과 함께 감이 있는 베란다로 가서는 국그릇 밑바닥에 차게끔 소주를 조금 따랐지요.
아! 큼지막한 비닐봉지 두 개를 찾았는데 어떤 놈이 더 안전(새는 곳이 없나?)할지 몰라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물 받아 안 새는 놈으로 비닐봉지도 준비해 갔었답니다.
그런 다음 거기 골판지 상자에 담긴 감 두 상자 중 여태 빼 먹었기에 그 양이 절반도 안 된 상자 쪽 감만을 들어 소주 담긴 국그릇에 적시고 도르르 굴린 뒤 비닐봉지에 차곡차곡 채웠답니다.
그렇게 손에 잡힌 놈 모두를 비닐봉지에 넣은 뒤 이럴 때나 쓰려고 잘라 뒀던 키보드 선이나 마우스 선을 가져다가 꽁꽁 묶었지요.
그러고는 아까 감 꺼내던 빈 골판지 상자에 넣으려는데 거기 다 비운 것도 아니고 아직도 서너 개가 굴러다닙니다.
'앗 이런! 내 정신 좀 봐라!!!'
이제 와서 묶었던 자리 다시 풀 수도 없고 / 그놈들 깨끗이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던 다른 상자의 감이 놓인 자리에 함께 몰아넣었네요.
어쨌든 그렇게 떫은 감 홍시가 되게끔 묻었네요.
묻었다기보다는 그냥 담아뒀지만, 제 기분은 묻어둔 느낌입니다.
어차피 바로 먹지 않고 일주일쯤 뒤에 먹을 요량으로 뒀으니까 묻은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 사랑 ~
- 2022년 이태원 양민학살! -
무고한 시민 수백을 희생시킨 그거의 최고 책임자는 국가입니다.
다시 말해서 국가를 수반하는 대통령이 그 책임자입니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스스로 그 책임지고 그에 걸맞게 처신하길 간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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