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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점검해서 기록했냐?
영화 한 프로를 보다가 잠들었는데 깨서 보니 이미 다 끝났네요.
도무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 영화 제목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텔레비전 겸용의 모니터를 닫고서 이부자리를 갰어요.
그러고는 세수하려고 화장실 들어갔는데 세면기 수도꼭지를 올리려다 말고 잠시 주춤합니다.
- 오늘 녀석한테 가기로 했는데 면도를 해 말아!!! -
30년도 더 된 아주 오래전의 그 시절에 그랬어요.
직장의 입사 동기(88 / 8 / 9)였던 우린 [노동해방]이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에 공감하면서 '생사'마저도 나누고자 했던 벗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순탄한 일상'과 '비정한 일상'이 매 순간 교차했겠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직장에서 밀려나길 반복하다가 끝내 쫓겨난 거 빼곤 크게 상하지도 않았던 저에 비해서 녀석은 흔히 하는 말로 꽁꽁 묶여서 철창신세를 지기도 했던 놈입니다.
훗날 몇 번의 고비를 맞았어도 이렇게 살아서 이러는 데 반해 녀석이 안은 골병은 저보다도 훨씬 컸었나 봐요.
작년 이맘때 녀석은 끝내 가고 말았어요.
오늘 아는 벗 몇 놈이 모여 녀석한테 가기로 했는데 어쩔 거냐는 연락이 왔지요. / 물을 것도 없이 당장에라도 가봐야 하잖아요?
녀석이 갔던 작년 이맘때는 당장에라도 가보려고 했는데도 여차여차 미뤄지더니 어느 결엔가 잊혔지 뭡니까?
친구 놈 부친이 그곳(영락공원)에 계시기에 예전엔 몇 번 자전거로 다녀왔건만 급격히 부실해진 몸 탓인지 인제는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 왕복 네 시간(경사로 말미암아 가는 데 두 시간 반 오는 데 시간 반) -
어느 순간에 그렇게 잊혔었는데 어제 그제 연락이 있었습니다.
손길을 멈추면서 잠시 고심했지만, 이내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와 면도기를 갖고 나갔죠.
- 이놈아~ 너한테 가는데 내가 면도까지 해야겠냐!!! -
면도하고 곧바로 샤워까지 마친 뒤 방으로 들어와 이내 컴퓨터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켭니다.
그러고서 열린 탭에서 영화 사이트 부문을 지나치면서 제 홈피 통제실로 돌아오는데 컥^!^
걸렸네요.
- 가스 점검해서 기록했냐? -
- 안 했으면 빨리해라!!! -
한쪽에 놓인 잡동사니 통에서 필기구를 꺼내 메모장에 끄적여 보네요. 사인펜인데 나옵니다.
얼른 손전등마저 챙긴 뒤 방문을 벗어나서 나가보는데 어머니 부엌에서 뭔가를 하고 계십니다.
인사 여쭙고 곧바로 '도시가스 계량기'가 있는 베란다로 나가 손전등을 비춰봅니다.
시력이 안 좋으니까 이런 때 손전등이 요긴합니다.
잊어먹지 않으려고 자꾸만 속으로 되뇌며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서 밖으로 나가 그것 기록지에 곧바로 게시합니다.
매월 7일에 검시 도니까 본래는 굳이 오늘(5일)이 아니라 내일(6일) 써 둬도 무방했는데 혹시라도 잊고 지날지 모르기에 애초에 프로그램 짜기를 5일과 6일의 특정 시간 대마다 그게 뜨게끔 짰던 겁니다.
그래서 아까 계량기에서 봤던 계수보다 한 눈금을 더해 적어도 넉넉하게 써 뒀네요.
아래 도시가스 계량기를 닮은 그림 '페인트샵 버전 6.02 평가판'으로 그린 거거든요.
그럴싸하죠? 크크크….
~ ^ 도시가스 계량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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