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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풀 뜯는 소리 / 염소 풀 뜯는 소리가 듣고 싶다!

 

사르륵사르륵 / 바드득바드득….

그 옛날 수동 이발기로 머리 터럭 긁었던 소리 같기도 하고

잘 듣는 낫으로 벼 베는 소리 같기도 했는데….

 

너무도 오래되어 그 소리가 아득히 멀다.

그래도 누런 황소 혓바닥으로 감아 순식간에 훑어 냈던 그 소리!

 

나는 보지도 못한 고등학교 어느 국어책 한 구절에 나오는 시처럼

차마 그 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70년대 중후반 시골 초등학교 고학년 대에서

중학생 연배로 살았던 그 시골에서 들었던 소리!

그 시절엔 차라리 없었고 지금에서야 널리 퍼진 '예초기'

바로 그 예초기가 돌면서 부드럽고 꼼꼼히 풀 베는 거처럼

소나 염소 풀 뜯는 소리도 정갈했었다.

 

우두커니 서서 이리저리 조아리며 풀 뜯는 모습은

차라리 너무도 숭고하고 아름다워 경건하기도 했었다.

 

그 시절 만났던 그 흑염소와 누렁이들….

지금도 살아있을까?

혹 살았다면 나를 기억해낼까?

 

 

~ 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