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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에 정들었을지도 모를 페이스북 친구들과 일일이 관계 끊으면서….
누구라도 가리지 않고 그 모두를 받아들였던 이유 간단했습니다.
- 내가 무어라고 몸소 친구 맺자며 신청하셨던 걸까? -
- 그냥 따지지 말고 받아주자!!! -
그렇게 해서 받아들였더니 어느새 페이스북에서 마지노선이라고 하는 '5천 명' 근처에 다다랐지요.
그렇게 박혔긴 했어도 실제로는 5천을 다 받아주지 않았고 4찬 9백 50여 명 선에서 '이미 5,000명이 되어 더 추가할 순 없다'라고 알림창이 떴습니다.
어쨌든 엄청난 수의 누리꾼이 제 페이스북 친구가 됐었는데….
페친을 승인하면서도 어쩐지 불안불안했어요.
- 이 중에 혹시라도 누군가가 해코지하면 어떡하나??? -
- 건전한 소통(?)을 넘어 무리한 걸(?) 밝히면 어떡하나??? -
그 숫자가 5천에 다다르자 당장에 제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겁니다.
- 페친 중 몇몇은 미 국무장관 사진을 그 자신 소개 사진으로 썼습니다. -
- 페친 중 몇 명은 중국 알리바바 창업주 사진을 그 자신 소개 사진으로 썼습니다. -
그 사람의 얼굴만 알았지, 알리바바 창업주 이름은 정확히 모르기에 친구 맺으면서 메시지도 보냈지요.
- 저번에 중국 공안에 붙들려 갔는데 별고없이 무탈하냐고 -
그런데 미 국무장관 사진을 썼던 맨 처음의 그 친구는 아무래도 수상하기에 검색해서 그 이름을 정확히 확인해보니까 그 성이며 이름에서 철자가 다릅니다.
- 어이구^ 속 빈 녀석들 같으니라고!!! -
처음부터 사기꾼 같은 놈이었는데 보낸 메시지도 답장 보냈을 리가 있었겠어요?
그런 귀여운 속임수 말고도 메시지에선 참으로 가관들입니다.
주로 점잖고 나이 지긋한 사진을 프로필로 쓰는 치들이 보낸 메시지들이었는데 대략 이런 내용들입니다.
- 중동 모처 은행에 제 이름으로 거액이 입금됐거나 혹은 공돈이 엄청나게 생겼는데 제가 서류만 보내면 이걸 제대로 처리하여 우리가 적당히 나눠 갖자는 투의 글들이었죠. -
그것 말고 반반한 얼굴에 성적인 몰골을 소개 사진으로 쓰는 여성 측에서 보낸 메시지는 그 대부분이 이럽니다.
- 솔로로 홀로 지내고 있는데 심심해서 죽겠어! 카톡으로 나누자! -
- 이번에 싱글이 되었는데 부담 없이 신나게 놀아보자! -
- 뒤끝 없이 화끈하게 놀고 싶으면 연락해줘! 카톡 번호 xxx -
그런 식으로 신체 리듬을 균형 있게 갖추자는 건강한 어투로 '호객행위'하는 치들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치들은 메시지에 답장 안 준다고 마구 따지는 치들입니다.
- 내가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냐!!! -
- 내가 외국인이라고 차별하냐!!! -
위 행위들처럼 비생산적인 메시지가 주를 이루는데 반에 일부는 매우 절절한 사연도 많았답니다.
- 군인으로서 어느 지역에 파견되어 나와 있다. 심심하니 말동무나 하자!!! -
- 입양안데 한국 측에 있을 자기 혈육을 찾고 싶다. 제발 좀 도와주라!!! -
그 어떤 메시지에도 제 능력을 넘어서기에 제대로 답변할 수 없었답니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이런 방식의 생산적 소통을 절실히 바라는 메시지보다는 그렇지 못한 메시지가 훨씬 많았어요.
- 아! 이건 아닌데…. 이건 정말 아닌데….-
그래서 친구 관계를 청산하기로 했습니다.
너무나도 페이스북 친구가 많기에 아주 옛날처럼 한방에 모조리 끊을 수 있는 방식이 어딨을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입니다.
대신에 메시지를 한 방에 끊는 소스(크롬의 확장 프로그램)를 찾아냈는데 그건 자꾸만 멈춰버리네요.
내게 들어온 메시지가 열댓 개도 아니고 몇백에서 몇천 개나 되는데 그 도구가 감당할 수 없었나 봐요.
그랬기에 그놈도 지워버리고 차라리 수동으로 일일이 페이스북 친구를 끊기로 했답니다.
친구 한 명을 끊을 때마다 마우스를 최소 세 번은 옮겨 다니면서 눌러야 하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마우스 초점이 정확히 '친구 관계 끊기'가 아닌 다른 데를 눌러버리기도 하고 어떨 때는 스크롤 같은 데를 짚어서 본래의 작업에서 한참 멀어지기도 하데요.
그럴 때마다 처음 계획은 '이참에 50명은 끊고 보자!'라는 계획이 수포가 됩니다.
그런 식으로 하루에 2, 3백 명씩 끊어내기란 정말 정말 힘들더군요.
이 일은 텍스트 편집기에서 [선택 / 잘라내기 / 붙여넣기] 과정을 수백 개씩 해야 했을 때처럼 완전한 육체적 정신적 노동이고 연속된 반복 작업이니까 과중한 노동이었죠.
그 어떤 감수성도 허락지 않은 기계적 손놀림을 반복하면서 어느 순간엔 지워선 안 될 친구까지도 지워버립니다.
그런 식으로 지웠는데 나중에 아차 싶으면 얼른 그 이름을 반추하고서 페이스북에서 검색하여 역으로 내가 친구 신청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누가 지워졌는지 사실은 거의 생각도 안 났어요. 너무도 기계적으로 지워갔으니까….
4,950여 명 중 그 99%와 결별하려는데 얼마나 시간 날짜가 들어갈 것 같아요?
어떤 날은 백여 명을 또 어떤 날은 수백 명을 날려가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작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 스팸이 어쩌고저쩌고하여 계속할 수 없으니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시도하십시오! - 그런 투로 알림창이 뜹니다.
그날은 몇 시간이나 지나서 해봐도 안 되고 자정을 지나 그다음 날이 되도 안 되고….
연이틀을 죽치다가 달리 도리가 없기에 페이스북 어느 창구에서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렇게 도움을 요청한 지 이틀째가 오늘입니다.
어제는 안 되더니 자정을 지나 오늘이 되고서도 한참을 지나 다시 시도해봤지요.
작업(친구 관계 끊기)이 가능하네요. 그런데 그 형태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그 겉모양은 같았지만, 표시되는 결과가 다르네요. 이전보다는 좀 더 간편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자정 지나고 얼마 안 됐을 무렵에 2, 300여 명 차단했고요, 날이 다 샜을 때쯤에 또 백여 명쯤 차단하다가 어느 순간에 나머지를 보니까 300명도 안 남았습니다.
그 순간에 자신이 섰지요.
여태는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었는데 '모든 친구' 탭의 가장 밑으로 스크롤바 내려서 거기서부터 차단하는 작업! 바로 그런 방식을 해보려고 스크롤을 내리기 시작했지요.
그걸 맨 처음 시도했을 때는 5분 가까이 계속해서 스크롤 내려보는데 그래도 그 끝에 이르지 못했기에 포기했던 작업입니다.
그랬는데 이번엔 30여 초도 안 됐음 직한데 그 끝이 보입니다.
그랬기에 그 끝에서부터 일사천리로 친구 관계 끊어갔어요.
한참이나 기분이 좋아서 무턱대고 그 작업을 계속하던 중이었는데 어느 순간에 아는 이름이 덜컥 걸려듭니다.
- 어! 이 친구 아는 놈인데 하마터면 삭제할 뻔했구나!!! -
아슬아슬한 순간에 놈을 건져냈네요.
그걸 경험하고는 그 뒤부터는 끊으려는 친구 이름 아래로 [함께 아는 친구] 부문에 꼭 마우스를 대 보았답니다.
아 그랬는데 거기 남은 친구들 상당수가 제가 잘 아는 벗과 친구 관계였지 뭡니까?
- 이크^ 이 일을 어떡하나!!! -
기왕에 엎어진 물 인제 와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쨌든 페이스북 친구 4천구백 오십여 명 중 인제 서른 몇 명이 고작 남았습니다.
이들과도 페이스북에서 아주 깊이 소통한 적은 없지만, 가능하다면 공감하고 살필 겁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좋아요!] - [최고예요!] - [힘내세요!] - [슬퍼요!] 정도라도 적어도 벗이라면 거기에 쏟은 공감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친구니까 / 사람 사는 세상의 친구니까^
~ 사랑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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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스피커 요놈 참 별나다!
![]() | 류중근 | 2023.02.12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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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렇게 그 해법을 알려주어 기분이 좋습니다.
![]() | 류중근 | 2023.02.08 |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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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에 정들었을지도 모를 페이스북 친구들과 일일이 관계 끊으면서….
![]() | 류중근 | 2023.02.07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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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이번 달도 벌써 5일이 와버렸군!
![]() | 류중근 | 2023.02.05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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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PC에서 황당한 실수로 그 어려운 걸 해결했을 때가 있었다!
![]() | 류중근 | 2023.02.03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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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옛날 옛적에 배웠던 그 시절을 떠올립니다.
![]() | 류중근 | 2023.01.29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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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5기간데 이걸 어느 모로 써먹을 수 있을까?
![]() | 류중근 | 2023.01.27 |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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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오래간만에 조용필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1] ![]() | 류중근 | 2023.01.22 |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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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을 잊고 지냈는데 내게 모르는 통장에 잔금도 있었습니다.
[1] ![]() | 류중근 | 2023.01.18 | 10 |
79 | 야! 이 착한 수입업자 도둑놈들아! 어지간히 좀 빼먹어라!!! | 류중근 | 2023.01.16 | 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