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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이 무작정 기다렸는데 얼떨결에 해피엔딩 안겨주더라! (Ⅱ)
낮에 은근히 배가 고프더라.
'아이고 벌써 열두 시네~'
요즘 들어서 아침이 조금씩 늦어지더니 오늘은 정오를 넘겼다.
컴퓨터에서 모니터를 끄고서 거실로 나갔어.
아침 뜨려고 나왔는데 거실에 둔 쓰레기 상자(라면 빈 상자에 포장 테이프를 붙어 크게 만든 상자)에 쓰레기가 가득하다.
'어휴~ 저놈을 비우고 먹어야지 밥이 살로 가지^'
기왕에 비울 거면 '음식물 쓰레기'도 함께 데려간다.
아파트 마당에서 쓰레기통 위치는 따로따로지만,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니까 왔다 갔다 하면 된다.
일반 쓰레기를 비우면서 고무장갑이 들었음을 깨쳤다.
당시에는 그거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다.
다만, 놈을 분리 수거함에 넣으면서 '비닐 부문 통'에 넣어야 할지 '플라스틱 부문 통'에 넣어야 할지 헷갈렸다.
'이것도 플라스틱처럼 합성고무일 거야! 그러니까 플라스틱 쪽에 버리자!'
엘리베이터로 안 오르고 운동 삼아서 계단을 걸어 올라왔었다.
그렇게 올라와서 밥을 먹고서 설거지하려는데 고무장갑이 안 보인다.
그제야 아까 버렸던 고무장갑이 생각났다.
아무래도 고무장갑에 문제가 있기에 버렸을 텐데 내가 실수로 버린 건지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생한테 물었는데 동생도 모른다잖아?
부랴부랴 분리수거장으로 내려갔지.
그 사이에 누군가가 플라스틱 통에 퍼부어서 고무장갑이 안 보인다.
마구마구 뒤졌지. / 하나가 보이네! / 나머지도 있을 거야@ / 죽자 살자 뒤지니까 나머지도 찾아냈다!
분리수거장을 나오면서 고무장갑을 유심히 보니까 왼손에 낀 놈 검지 끝 쪽이 펑크가 났더라.
- 그러면 그렇지! 어머니께서 버리셨나 보다!!! -
집에 들어와서는 동생한테 펑크 난 부위를 보여줬더니 그냥 버리지 왜 들고 왔냐며 책망한다.
자식^
모니터를 켜고서 쇼핑몰 사이트를 연 뒤 고무장갑을 쳤다.
빨강 고무장갑 큰 놈이 이천 원이네^
주섬주섬 챙겨입고서 자전거 열쇠와 지갑을 챙겼다.
그러고는 물건 저렴하게 파는 전국 매장 중 우리 지역 매장이 있는 데로 달려 나갔다.
사실은 자전거 뒷바퀴에 바람이 부족해서 힘차게 달리지도 못하고 끙끙거리며 찾아가야 했다.
사천 원에 고무장갑 두 켤레를 사고 전부터 노렸는데 면도한 뒤에 얼굴이 푸석푸석하여 '스킨'이라도 바르고자 했거든.
이천 원을 더 써서 스킨도 하나 샀어.
너무나도 오래간만에 일만 원 이하로 나오니까 지갑에서 천 원짜리 쪽을 뒤져서 뭉텅이를 건네며 '육천 원이 되려나 모르겠네요. 알아서 계산하세요!'
마음씨도 고와 보이는 소녀가 천 원짜리 두 장을 내게 되돌려 준다.
그런 뒤 나와서 한참을 자전거 전용도로 밟다가 큰길의 건널목 앞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신호를 받아 걸어서 건너고는 자전거에 올라 무심코 자전거 뒤쪽 변속기와 연결된 핸들 위의 레버를 돌려 본다.
[뜨듯!]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도저히 그럴 수는 없는 거였다.
지난 겨우내 그것 변속 레버가 꿈쩍도 안 했는데-
인제 녹이 탱탱 슬어서 더는 써먹을 수도 없다고 여겼는데-
공구를 써서 풀거나 기름칠이라도 해보려고 시도한 것도 실패했는데-
그래서 이 자전거로 더는 변속이 불가능할 거로 여겼었는데-
그랬던 놈이 돌았던 거다.
돌린 김에 조금 더 돌리고 페달도 밟아 보니 실제로 변속도 되더라.
이 역시도 기적이다!
몸이 부실한 나로서는 그것 별것도 아니지만, 변속 장치에 얼마나 기댔는지 모른다.
그렇다! 기다림이 정답이었어!
그 처음엔 막막하고 답이 안 보였는데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세월이 약이었어!
물리적으로 겨울철에 꽁꽁 얼었던 게 봄여름을 지나고 가을 겨울 초까지 그 무공을 쌓으면서 자전거가 스스로 크게 반성하면서 내게 뒤늦게나마 선물하였는지도 몰라!
머지않아 겨울이 오면 다시 얼리어 변속기 써먹을 수 없을지라도 나는 놈이 하는 짓거리가 고맙다.
어쩌면 자전거가 내게 그랬을지도 몰라.
- 허허^ 나나 형씨나 인제 황혼이 아니오! -
- 그래도 우리 막판을 곱게 늙다가 감이 정도지 않겠소??? 허허허!^! -
~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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